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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범죄의 소굴이 된 바다의 관문 본문
최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Sihanoukville) 이란 도시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곳이 ‘웬치(Wench)’라 불리는 보이스피싱 범죄단지로 드러났기 때문이죠.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피해자들이 납치되어 감금·폭행·고문을 당한 뒤,
온라인 투자사기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로 가담시키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10월 중순,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 현지 대형 범죄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에 올렸고,
한국 정부 또한 현지 수사 공조와 피해자 송환을 추진 중입니다.
지금 시아누크빌은 단순한 ‘해변 도시’가 아니라
범죄와 개발, 그리고 지정학이 얽힌 복합 도시로 변했습니다.

시아누크빌은 어디인가?
캄보디아 남서부, 타이만(Gulf of Thailand)에 접한 시아누크빌은
프놈펜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캄보디아 유일의 심해항구도시입니다.
국가 무역의 80% 이상이 이곳 항만을 통해 드나듭니다.
1950년대 항만 건설을 계기로 작은 어촌이 국가 수출입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지명은 캄보디아의 국부 노로돔 시아누크(Norodom Sihanouk) 를 기리기 위해 붙여졌으며,
예전엔 ‘콤퐁솜(Kompong Som)’, 즉 ‘달의 항구’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항만이 만든 도시, 시아누크빌 자치항
시아누크빌의 중심에는 시아누크빌 자치항(Sihanoukville Autonomous Port) 이 있습니다.
1964년 개항 이래 캄보디아 제1의 무역항으로 자리 잡았고,
컨테이너 물동량은 최근 연간 100만 TEU를 돌파했습니다.
바다와 철도, 고속도로가 모두 연결되는 이곳은
캄보디아 경제의 엔진이라 불릴 만합니다.
항만 뒤편에는 시아누크빌 특별경제구역(SSEZ) 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지역은
봉제, 건자재, 신발 등 경공업 공장이 밀집한 산업벨트입니다.
물류–공장–항만이 맞물려 돌아가며 시아누크빌의 산업을 이끌고 있죠.

항구도시에서 카지노 도시로, 그리고 범죄 도시로
한때 시아누크빌은 서양 배낭여행객들이 찾는 한적한 휴양지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며
도시는 순식간에 변했습니다.
고층 빌딩과 카지노, 리조트가 무더기로 세워졌고,
중국어 간판이 거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도박을 전면 금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수많은 카지노 사업이 중단됐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불법 온라인 범죄조직이었습니다.
중국계 조직들은 ‘웬치(Wench)’라 불리는 폐건물 단지에 외국인을 감금하고,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투자사기 등을 강제로 시켰습니다.
한국인 피해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현지 수사에서는 한국 조직과 중국 삼합회가 결합한 구조가 드러났습니다.
한때 휴양지로 이름을 날리던 도시가
지금은 ‘지상 낙원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도시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시아누크빌의 해변과 섬, 그리고 잃어버린 휴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아누크빌의 자연환경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도심의 대표 해변인 오츠띠얼(Ochheuteal Beach) 과 세렌디피티(Serendipity Beach) 는
지금도 많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찾는 곳입니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트레(Otres Beach) 로 향하면 됩니다.
한적한 카페와 요가 리트릿, 서핑 교습소가 남아 있어
아직 ‘옛 시아누크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죠.
또한 해안에서 약 26km 떨어진 코롱(Koh Rong) 과 코롱 쌈롬(Koh Rong Samloem) 섬은
흰 모래와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휴양지입니다.
다이빙과 스노클링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범죄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자연 그대로의 시아누크빌을 보여줍니다.

시아누크빌의 재도약은 가능할까?
코로나19와 온라인 도박 금지로 도시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시아누크빌은 여전히 캄보디아의 해양·물류 중심지입니다.
프놈펜–시아누크빌 고속도로 개통,
시아누크빌 공항 확장,
그리고 항만 터미널 2·3 확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죠.
호주·중국·싱가포르 등의 해외기업들도
스마트시티·핀테크·리조트 개발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지노 도시”에서 “경제 도시”로의 변신,
그것이 시아누크빌의 다음 과제입니다.

마무리 — 바다와 범죄, 두 얼굴의 도시
시아누크빌은 지금 두 얼굴을 가진 도시입니다.
항만과 산업으로 성장한 경제의 중심지이자,
동시에 범죄조직이 활개치는 위험한 공간.
하지만 지도를 들여다보면 이 도시는 여전히
캄보디아가 바다로 나아가는 단 하나의 창구이자,
미래를 바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바다와 도로, 항만과 섬이 교차하는 시아누크빌—
이 도시의 다음 장은,
‘범죄의 도시’가 아닌 ‘재건의 도시’로 다시 기록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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