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네의 지구탐험
철로를 따라가며 본 하얼빈 속 중국지명들 본문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한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다룬 영화,
하얼빈 다들 보셨나요?
오늘은 영화 하얼빈에 나온 지명들을
한번 찾아가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영화 하얼빈에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들이 하얼빈으로 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 대련(다롄)
1909년 10월 18일, 이토 히로부미는 규슈 모지(門司)항에서 배편을 통해 중국 다롄에 도착합니다.
대련은 예로부터 중국 랴오닝성 요동반도의 중심지였는데요.
러일전쟁 이후 대련은 일본령 관동주청의 중심지가 되었고
하얼빈으로 연결되는 남만주철도가 건설되었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이토는 의기 양양하게 만주를 시찰하기 위한 길을 나섰는데요.
대련(다롄)과 선양(봉천)을 이어 장춘(창춘)까지.
가는 곳 마다 성대한 환영행사와 연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이토는 이렇게 이동하면서 남만주 철도를 시찰하고
최종적으로 하얼빈에서 러시아 재무상을 만날 계획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원래 하얼빈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대련에 이르는 노선과
하얼빈에서 동쪽으로 분기하여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노선 전체는
러시아가 관할하는 철도였습니다.
하지만 러일전쟁의 패배로 대련부터 장춘까지의 구간은 일본에 빼앗기게 되었는데요.
이 구간을 '남만주 철도'라고 합니다.
이토가 대련부터 하얼빈으로 향하는 길이 바로 이 남만주 철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이토는 승전의 기분을 만끽하며 하얼빈으로 향하게 되는데요.
* 블라디보스토크
이때 안중근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 있었습니다.
당시 30세의 안중근은 대한의군(義軍)의 참모중장이었는데요.
신문을 통해 이토의 하얼빈행 소식을 접한 안중근은
거사를 위해 하얼빈행 열차를 타게 됩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착역으로 잘 알려진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거점으로 군사도시이기도 합니다.
물론 도시가 성장하면서 항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지금은 태평양 함대 전력을 인근의 나홋카 항이나 볼쇼이카멘으로 옮겼다고 해요.
안중근과 우덕순 등 우리 독립군을 태운 열차는
1909년 10월 2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우스리스크→포그라니치니(이상 러시아)→쑤이펀허→무단장(牧丹江·목단강)을 거쳐
22일 밤에 동청철도의 중심역인 하얼빈역에 도착합니다.
* 심양(봉천)
다시 이토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요.
대련역을 출발한 이토는 남만주철도를 따라 지금의 심양(瀋陽·선양)으로 이동합니다.
당시에 심양은 봉천(奉天·펭톈)으로 불렸다고 해요.
그래서 영화속에서는 봉천이라는 지명으로 등장합니다.
서울의 봉천동만 알았지 중국의 봉천이라는 지명은 익숙하지가 않아서
한번 찾아본 것이 이 영상을 만든 계기가 되었네요.
1900년대 초, 심양은 정치적인 이유로 선양과 봉천이라는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다가
중일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계속 선양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심양은 랴오닝성의 성도로 인구는 약 907만 명입니다.
인구 자체는 하얼빈시가 더 많지만 도시지역 인구는 선양시가 더 많다고 해요.
하얼빈의 행정구역이 워낙에 넓어서 그렇다고 하고요.
* 장춘(관성자)
심양을 떠난 이토의 다음 정착역은 장춘이었습니다.
장춘까지가 일본이 운영하는 남만주철도 구간이고요.
여기서부터 하얼빈까지는 러시아가 운영하는 동청철도 구간이 됩니다.
만철은 궤간이 1435mm인 표준궤이고, 동청철도는 궤간인 1520mm인 광궤로 부설되었거든요.
지금도 중국은 표준궤, 러시아는 광궤를 쓰고있죠.
그래서 이 장춘(長春·창춘)역에는 러시아의 특별열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레일 폭이 달라졌기 때문에 열차를 갈아타야 했던거죠.
장춘이 청나라의 영토긴 했지만, 철도의 소유와 운영은
만주지역을 차지하려면 러시아가 철도부설권을 얻어 운영을 한 거고요.
장춘에서 하얼빈을 잇는 철도는 청나라의 동쪽이라는 뜻에서 동청철도라고 불렀습니다.
안중근과 우리 독립군들은 원래 이 곳 장춘에서 거사를 계획했으나
폭탄을 구하는데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장춘에서 이토를 암살할 수는 없었습니다.
장춘은 중국 지린성의 성도이며 인구는 약 8백만 정도 되는 곳입니다.
연변과 더불어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고요.
괴뢰국인 만주국의 수도가 바로 이 장춘이었는데,
당시 이름은 신징(新京)이었습니다.
이 곳 장춘에는 세계최대의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중국중차의 공장이 있어서 철도차량 제작산업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제가 과거에 소개한 적이 한번 있었죠.
* 채가구 (차이자거우)
다음으로 이토 히로부미가 향한 곳은 채가구 역인데요.
영화에서는 밀정을 잡아내기 위해 안중근이 이 곳 채가구 역에서
이토를 사살하는 것으로 거짓정보를 흘리기도 했었죠.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이토를 태운 러시아의 특별열차는 이 곳 채가구역에 잠시 정차할 예정이었습니다.
그 동안에 이토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열차에서 하차하면
그 순간 채가구에 대기하고 있던 우덕순과 조도선이 이토를 저격하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요.
하지만 채가구역에 도착예정 시각이 이른 아침이어서
이토의 하차 여부가 불분명한 점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거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안중근은 최종 도착지인 하얼빈에서 대기를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역시 안중근의 예상대로 였는데요.
이토가 도착예정이던 채가구역은 경비가 삼엄해져서 이 곳을 관할하던 러시아군이
보안을 이유로 열차가 지나갈 때까지 숙소의 문을 잠가 버린 겁니다.
그래서 거사를 계획하던 우리 독립군들은 숙소안에 갇혀 나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역에 정확히 언제 도착할지는 비밀이었기 때문에 알 수 없었는데요.
이토를 태운 특별열차가 26일 아침 여섯 시에 채가구역에 도착해서 잠시 머물다가
아홉 시에 하얼빈역에 도착한다고 채가구역장이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거죠.
당시 채가구 역장은 철도 경비대장을 겸하고 있던 러시아군 헌병 중령이 맡고 있었는데요.
한적했던 채가구역에 최고급 객차들을 연결한 특별열차가 도착하는 이벤트에 들떠 있었던 겁니다.
그 덕에 우리 독립군은 이토의 정확한 도착시간을 알게 되었던 겁니다.
채가구는 당시에도 작은 역이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채가구에 대한 특별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네요.
* 하얼빈
이제 마지막으로 하얼빈입니다.
당시 하얼빈은 중국의 영토긴 했지만 러시아가 경찰권을 행사하던 지역이었는데요.
하지만 러일전쟁에서 이긴 일본이 하얼빈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었죠.
도시건설에 러시아가 많이 관여를 했기 때문에
대련처럼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또 하얼빈은 철도가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발전한 도시인데요.
철도의 교차점이자 거대한 세력이 만나는 교차점이었습니다.
러시아가 운영하는 동청철도 본선은 서쪽의 치타(Чита) 에서 시작해
만저우리(滿洲里·만주리)와 하얼빈을 거쳐
동쪽의 쑤이펀허(綏芬河·수분하)와 블라디보스토크(Владивосток)으로 이어지고요
이 철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얼빈은 지금도 헤이룽장성의 성도로 근방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인구가 천만명이 넘는 중국 동북부의 공업도시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대도시 중의 하나로
연평균기온이 5.2°C, 1월 월평균 기온이 -17.3℃ 입니다.
현재 하얼빈역은 새롭게 건립되어 과거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지만요
플랫폼은 옛날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얼빈역 구내에는 안중근의사가 권총을 발사한 장소와
이토히로부미가 총탄을 맞은 장소를 네모와 세모표식으로 표시해 놓았다고 해요.
또 2014년 1월에는 하얼빈역 내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새롭게 건립했는데요.
기념관에서 안중근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했던 장소를 조망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추운 것을 정말 싫어하기는 하지만요 하얼빈역은 한번 방문을 해 보고 싶네요.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과 삿포로 눈축제에 이어
세계 3대 겨울축제라는 하얼빈 빙등제도 유명하니까요.
기왕이면 겨울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 하얼빈이었습니다.
오늘은 영화 하얼빈의 배경이 된 지역을 따라
또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따라 한번 여행을 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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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 ‘신 안중근 드라마’…만주대륙 철길위에 펼쳐진 지정학의 대격돌
나무위키 : 대련, 블라디보스토크, 선양, 장춘, 채가구,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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