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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의 무기반출이 의심되는 북한선박 - 만경봉92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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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의 무기반출이 의심되는 북한선박 - 만경봉92호

클로저 2023. 10.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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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북한의 여객선인 만경봉 92호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만경봉호는 북한의 페리 겸 여객선인데요. 만경봉이라는 이름은 김일성의 생가가 있는 평양 만경대에서 경치가 가장 좋은 봉우리의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원래 1971년에 건조되어 북한의 원산과 일본의 니가타를 오가던 만경봉호라는 배가 있었는데요

이 배가 노후화 되면서 그것을 대체하고자 1992년 김일성의 80회 생일 기념으로 새로 건조된 배입니다. 지금이 2023년이니까 벌써 30년이 넘은 배네요.

 

이 배의 재원을 간단히 살펴보면 길이는 162m 폭은 20.5m로 최대속력 23노트(약 42.6km/h), 정원이 350명 정도 된다고 하네요.

'만경봉-92호' 선내는 총 8층으로 갑판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각각 4층씩 설계되어 있습니다. 배 뒷부분을 통해 승용차 30대, 대형버스 10대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페리선' 형태이기도 한데요. 선수와 선미 사이에 대형 기중기가 설치되어있어, 화물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승.하선하는 곳은 2층이며, 승강기를 타고 8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2층과 7층은 선원들과 승무원들의 방이고, 3, 5, 6층은 여객실입니다. 여객실은 특등실 6칸, 1등실 20칸, 2등실 14칸, 3등실 4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4층에는 대형식당, 영화관, 찻집, 면세점, 어린이 오락실, 목욕탕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조선신보>에 따르면 "복도에 이르기까지 푹신한 주단이 깔려있어 고급호텔을 걷고 있는 듯하다"고 표현하고 있네요. 조타실은 8층에 있습니다.

또한, 배 천정과 벽체는 불연성 자재이고, 모든 객실과 복도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으며 객실마다 텔레비전과 공기정화기가 비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배에 설치된 기계장비는 최신식 설비로, 방향탐지기, 전파탐지기, 음향측정기, 위성항해기구, 자동조타기 등이 있으며, 특히, '횡동요제어장치'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횡동요제어장치'는 컴퓨터가 2장의 수중 날개를 조절해서, 파도가 칠 경우 배의 동요를 억제하도록 한 설비입니다. 하지만 만경봉92호는 파도가 거센 2~3월에는 운항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 만경봉 92호의 건조자금은 조총련 상공인들로부터 약 40억엔을 지원 받았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만경봉호처럼 원산과 니가타를 오가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06년부터는 운행이 중단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 이후 2011년에는 금강산 관광을 목적으로 나진과 북한의 고성을 왕복하며 사용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에는 주로 나진항에 서있는 모습이 관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 배가 모습을 드러낸게 바로 2018년인데요

2018년 2월 6일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원산항을 출발한 만경봉 92호가 우리나라 동해의 묵호항으로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북한예술단 본진은 114명으로 여기에 만경봉 92호의 선원과 승무원 96명을 더해 총 210명이 만경봉 92호를 타고 우리나라에 입국을 한거죠.

 

여담으로 당시에 북한측에서 만경봉92호에 대한 유류지원을 우리 정부에 요청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만약에 유류지언을 하게되면 유엔 대북제재에 위배되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통일부에서 즉답을 피했더니 북한측에서 추후에 유류지원 요청을 철회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 이 만경봉 92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배가 최근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Fleetmon이라는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9월 24일, 북한의 나진항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이 만경봉92호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Planet Labs의 위성에 이 만경봉 92호의 모습이 찍혔다고 해요. 이때가 언제냐 하면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 시점이거든요.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푸틴대통령과 경제와 군사협력을 논의하고 왔다고 하는데요. 그 후속조치로 이 만경봉92호가 움직이게 된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만경봉92호는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와 나진항이 위치한 북한의 경제특수도시인 라선 사이에 페리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이 배가 움직인 것은 인력을 수송하기 위해서였다기 보다는 아마 북-러 회담의 후속조치로 인한 물품수송을 위해 움직인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이나 러시아나 서로가 필요한 시점이거든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조달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고요, 북한도 이 틈을타서 러시아로부터 그동안 대북제재로 인해서 부족했던 물자들을 보충하려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만경봉92호가 여객선이라고 하지만 화물수송능력도 제법 있는 것 같아요. 1984년 이후에 북한과 일본 사이를 오가면서 생필품부터 자동차까지 수많은 물자들을 실어다 날라서 북한의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요. 또 일본으로 부터 미사일 부품으로 쓰일 수 있는 첨단전차부품 등을 밀수하거나, 북한에서 생산된 마약을 일본으로 밀수하는데 이용되었다는 소문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본내의 북한 첩보망에 대한 지원에도 이 배가 쓰여졌다고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제 일본 입항이 금지가 된거죠.

 

또 원래의 만경봉호는 71년에 건조가 되었다고 했잖아요. 그 배는 1984년까지 재일동포들의 북송사업에 이용된 배라고도 합니다. 그게 어떤 사건인지는 다들 대부분 아실거에요. 일본의 식민지배와 한국전쟁 이후에 재일 조선인 200만명 중 약 60만명 정도가 여전히 귀국을 하지 못하고 일본에 남아있었거든요. 당시에 북한 김일성이 북한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재일동포를 북한으로 데려오려는 계획을 세운거죠. 북한은 세금도 없고 병원과 학교도 공짜고 등등 ‘지상낙원’이라는 이미지로 홍보를 해서 사람들을 꼬득인거죠.

 

전쟁 후에도 일본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조선인들은 이 말에 혹해서 이제 북한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간거고요. 그런데 북한에 도착해서 마중나온 사람들이 항구에서 뭐라뭐라 소리를 치는거죠. 반가워서 그러나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절대 배에서 내리지 말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아무튼 이야기 하자면 긴데 1950년대 후반부터 1984년까지 이렇게 북한으로 건너간 사람들이 약 9만 3천 명이 넘어다고 해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 만경봉 호도 단순히 여객운송이나 화물운송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사적으로도 전용이 되고 있는데요. 2016년 4월 29일 일본 NHK는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인 SLBM을 발사했을 때 인근 해역에 북한 선박인 만경봉 호가 있었다고 보도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한일 정보당국은 북한이 군사적 움직임을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 북한군 함선이 아닌 만경봉호를 이용해서 미사일 발사 관련 데이터 수집하고 촬영을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 이에 앞서 2016년 4월초에도 만경봉호가 동해에서 잠수함 근처를 항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만경봉92가 원래 이렇게 러시아를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만경봉호가 러시아 입항이 거부된 사례도 있거든요.2018년 1월 31일, 만경봉92호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는데요. 그런데 북한의 대북제재를 신경쓰던 러시아가 만경봉호의 입국을 미루면서 만경봉호가 입항하지 못한 채 장시간 해상에서 대기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기를 하던 중에 만경봉호는 연료가 모두 소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빠졌고요,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움을 요청해서, 러시아 측이 소량의 기름을 제공하여 간신히 입항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에 입항은 했지만, 러시아는 대북제재 탓에 북한이 가져온 적재물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북 국가로 알려진 러시아조차 북한의 배를 대북제재 때문에 적대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죠. 그런 만경봉호가 지금 북한과 러시아 사이를 바쁘게 오가고 있다는 것은 그 사이 두 국가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상황이 달라진 영향이 크겠지요.

 

아무튼 북한과 러시아 사이를 오가는 만경봉 92호가 지금 대북제재로 목줄이 죄여진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거의 분명해 보입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9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푸틴 대통령이 10월에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바가 있거든요. 워낙에 약속을 잘 안지키는 푸틴이라 실제로 북한을 방문할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푸틴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북-러 관계가 급진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요.

이 만경봉 92호도 덩달아 바빠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러시아 공군 소속 일류신(IL)-62 여객기가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고 해요. 아마도“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10월 북한행을 앞두고 준비작업을 위해 접촉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는데요. 선박 뿐만 아니라 북-러를 잇는 항공편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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